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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각고 끝에 역저 ‘시공불교사전’ 출간한 곽철환 씨
이름 而山 날짜 2003-08-25 [17:59] 조회 6931
 
각고 끝에 역저 ‘시공불교사전’ 출간한 곽철환 씨
전생의 업 닦듯이 10년 심혈
너무도 오랜만에 외출이다. 안경알을 닦고 벽에 걸어둔 모자를 주섬 주섬 챙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너무도 낯설다. 엊그제 어느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백수탈출’이라는 드라마가 갑자기 떠오른다. 가방을 매며 한번 씽긋 웃어본다. “그래 나가야지. 언제까지 세상과 불화(不和)를 하고 살순 없잖아. 싸우고 뒤에서 남의 숭도 좀 보면서 살아야지 세상 살맛 좀 날텐테.” 그런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약속된 장소로 가야했다. 그러나 그곳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전화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휴대폰도 없는 것이다. 혼자 중얼거린다. “젠장 이럴 때 필요한데. 별 수 없군. 그렇다고 일년에 몇 통화오지 않는 전화를 살순 없잖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모 시인의 카페에 들렀다. 인사동 터줏대감답게 금방 장소를 알려준다. 이미 모두들 도착해 있었다. 인터뷰에 응해야 했고 사진을 찍어야 했다. 무척이나 싫은 일들이었지만 해야만 했다. 모호하고 혼란주는 불교용어과감하게 버리는 작업부터기본용어만 골라 쉽게 풀어
사진설명: 386세대의 용어도 모르는 곽철환씨. 10년간의 백수탈출이 시작됐다고 웃는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역경원에서 10년동안 일하다 〈불교길라잡이〉란 책을 출간하기도 한 곽철환(50)은 ‘직선’(直線)과 담백한 인간이었다. 삶이 직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까. 10년이란 시간을 오롯이 바쳐서 〈시공불교사전〉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마침내 내놓은 것이다. “오랫동안 불교 역경일을 했으니 한번 해볼까”라고 그는 우습게 시작했다. 하루 이틀 2년 3년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세상과는 어느새 멀어졌다. ‘정말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중심 개념을 제대로 풀어내야 했고 그 작업은 순전히 우리식으로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괜히 시작했군.” 어느새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아니지. 이 일은 어쩌면 내가 전생에 쌓은 업을 닦는 것일지 모르지. 이 일은 어쩌면 내 삶의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나를 평안하게 할 지도 모를 일이지.” 어느덧 20세기가 지나고 21세기가 왔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빨리 끝내고 새로운 세기에 내가 할 일을 또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찾아왔다. 하루 하루 교정쇄를 넘기고 또 넘기고 무릎과 팔엔 어느새 관절염이 생겼다. 4월 나른한 봄 날이었다. 꽃이 대책 없이 지고 있었다. 허공은 말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마지막 교정쇄를 넘긴 것이다. 한없이 허허로웠다. 마치 무엇인가가 쑥 빠져나간 느낌이었다.“그래. 불교용어의 모호함과 혼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려는 바람으로 혼자 불교사전을 편찬하기 시작해 숱한 개념과 글월의 그늘 속에서 속앓이를 하다가 강산이 한번 크게 변했구나.”사전을 편찬하면서 그는 불교의 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애써서 많은 용어를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본용어에 충실했다. 그는 사전을 상징하는 표제어 수의 적고 많음에 개의치 않았다. 오로지 그 풀이에 충실했고,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용어들을 과감히 버렸다.“표제어 하나하나의 풀이에 심혈을 쏟았으나 행여 한 생각 그르쳐 잘못한 게 여기저기 있을 것 같은 염려가 나의 가슴을 깎는다.”‘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곽철환. 이제 〈시공불교사전〉은 모든 사람들의 몫이 됐다. “386세대가 뭐지?”라고 묻는 그의 눈이 안경알 속에서 반짝인다. 한 인간이 쌓아올릴수 있는 역사의 무게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는…. 이상균 기자 gyun20@ibulgyo.com사진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불교사전 현황은…현재까지 불교사전으로 분류해볼 수 있는 사전은 총 6종. 한국불교대사전편찬위원회의 〈한국불교대사전〉, 부산대학교 출판부의 〈불교인도사상사전〉, 경인문화사의 〈불교용어사전〉, 불교시대사의 〈불교상식백과〉, 불지사의 〈선학사전〉, 가산불교연구원의 〈가산불교대사림〉 등이다. 현재 불교사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대로 된 불교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역사유적과 문화적 용어 등 방대한 문화사와 종교사적인 의미를 통찰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학문과 수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은 불교를 총체적으로 바라볼수 있는 백과사전이 없는 것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선학 사상 용어 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분야의 사전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오래된 것들이어서 현대적인 감각과 용어로 다시 편찬해야 ‘제 구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문제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00년된 불교사와 학문을 담아낼 수 있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같은 사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凞明  너무 수고 하셨네요  ()()() 05/11 12:56  댓글 고치기  댓글 지우기

노래하는파도  너무나 좋은일 하셨네요. 감사해요. 05/25 21:01  댓글 고치기  댓글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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