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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월송풍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8-05-17 [06:15] 조회 769
 
기포의 새벽 편지-1219
동봉


갑술甲戌년 원단元旦이라면
하마 스물 네 해 하고도
석달 열흘 전
마흔 두 살
막 깔딱고개에 오른
그 때가 아마 설날이었지

지나가는 스님의 소매를 부여잡고
아들 사주를 물어보시곤
서른 아홉 밖에는
살지 못한다 했다시며
내 어머니는
평생 참언讖言을 머리에 담고 사셨다

그러고도
다시 세 해가 지나
마흔 두 살에 올라섰으니
나보다 어머니 입장에서
막내 아들 깔딱고개를 넘긴 셈이다
참언의 나이를 지났지만
어머니 마음은
숨이 멎으시는 날(2004.5.22)까지는 아직

오직 돌솥石鼎에는
세三 가지 즐거움樂 뿐子
모두를 비운
석정 큰스님께서
내게 글 한 폭一着字 내리셨다

내 스물 다섯 번째 책
《마음을 비우고 차나 한 잔 들게나》에
삽화illustration를 주신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렸더니
또 이렇게 글을 주셨다

'일천명월一天明月
만학송풍萬壑松風'
하늘 가득 밝은 달이요
골짜기마다 솔바람이라

아! 앞으로 스물 네 해 하고
다시 석달 열흘 뒤면
아흔 살 하고도
여름안거 해제解際를 지나겠지

그때 난
저승彼乘에서
오늘을 회상하며
빙그레 웃을 것인가

'녀석!
그 땐 그렇게
맨날 빈둥거리더라니!'


05/17/2018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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