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썼듯이 최근에 도저히 답글을 달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본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으면 감사하겠습니다.그리고, 본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올리셨나요? 확인해 보니, 관리자 외에는 글을 올릴 수 없게 되어 있는데 게시판 기능에 오류가 난 것 같습니다. 질문 글을 아직 읽어 보진 않았지만, 이왕 올린 질문이니 간단히 답하겠습니다. <뇌과학과 진화론으로 조명한 불교>라는 논문에서 윤회를 논증한 것은 '가언 명제에 의한 논증'입니다. "만일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이라는 조건절을 전건(前件)으로 삼았으며, 후건의 경우도 "~이다."라는 식의 단정이 아니라, "~가능하다."는 식으로 작문했습니다.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에 다른 논증과는 다릅니다.
윤회가 사실이라고 단정한 논문이 아니라, 윤회가 충분히 사실일 수 있다는 개연성을 말한 논문입니다. (물론 저의 경우, 윤회가 사실이라고 확신합니다.) 윤회를 논증한 가언명제 네 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언명제1 - 만일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우리의 식(識)은 뇌 속의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비약할 수 있다. 가언명제2 - 만일 식이 뇌 속의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비약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죽는 순간의 신경세포에서 새롭게 형성된 수정란 세포로 비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언명제3 - 만일 식(識)이 뇌 속의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비약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윤회는 가능하다. 가언명제4 - 만일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윤회는 가능하다. 물리학에서 전자기장과 중력장의 법칙을 회통시켰다는 '초끈(Super-string) 이론'의 경우도 10차원까지 도입합니다. 초끈 이론이 물리학 이론이긴 하지만, 엄밀히 보면 '신화(Myth)'와 다를 게 없습니다. 증명되지 않는 '수학적 신화(myth)'란 말입니다. 이론으로서는 정합성을 갖지만, 검증할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반복 가능성이나, 검증 가능성'등이 모든 과학 이론의 공통점은 아닙니다. Ayer라는 논리학자가 윤회에 대해 평한 말이 있습니다.
"윤회가 비합리적이라면 그와 똑같은 정도로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와 같다'는 생각 역시 비합리적이다." 윤회를 입증할 수도 없지만, 쉽게 반증할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피치 못할, 온갖 학회에서의 역할, 논문심사 등등으로 바쁜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동국대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 개원을 떠맡게 되어 그 준비로 탈진해 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제발 답글이나 질문을 올리지 않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성철교수님의 논문 '진화론과 뇌과학으로 조명한 불교'를 읽고 적습니다. 그 글에 대한 독후감은 아니고 ┃불교가 과학이라고 하는 현상에 대한 객관적 해석을 추구하는 학문과 조화로울 수 있는가?라고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윤회와 뇌라는 측면에서 고찰한, 저의 개인적인 대답입니다. ┃ ┃과학에서 말하는 것은 뇌라고 불리는 대상과 마음이라고 불리는 내적 경험의 1대 1 대응관계입니다. 즉 뇌의 A가 자극되면 ┃A' 이라는 내적 경험이 발생하고, A'이라는 내적경험이 발생하면 뇌의 A부분의 뉴런이 발화합니다. 이 뉴런의 발화라고 하는 ┃복잡한 시스템은 과학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유물론적인 대상입니다. 단순화시키면 사과가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 ┃뉴런의 발화로 경험하게 되는 우리의 심적 경험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물리적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단지 그 복잡성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자 그렇다면 사고실험을 해보도록 합시다. 서기 1만년 미래로 가봅시다. 인류의 과학문명은 고도로 발전하여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들이 그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현실 속에서 이루이진 바로 그런 미래입니다. 그곳에서 우리의 영민한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를 그대로 모방한 인공지능컴퓨터를 만들게 됩니다. 심지어 그에게는 팔과 다리와 혓바닥이 있어 우리와 똑같이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튜링테스트를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그럼 이 똑똑한 컴퓨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만일 우리가 현재 과학자들이 구축한 과학의 결과들을 신뢰한다면, 단순히 물리적 분자들의 결합과 분해라는 화학적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마음이 반도체소자의 정교한 구성으로 재현될 수 있다고 확신해야만 합니다. (계산불가능성을 들어 그것의 인공지능의 불가능성을 찾으려고 시도한 펜로즈같은 몽상가들의 설명은 현재 과학의 입장에서는 소설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먼 미래의 컴퓨터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체설계도를 가지고 있지 못해 다루기 곤란한 우리의 살아있는 뇌와 달리, 반도체칩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이 똑똑한 친구에 대한 전체설계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미래의 과학자들은 이 인공지능 '마음'을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그의 성격과 그의 행'불행이란 삶의 경험과 그의 윤리의식까지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있습니다. 과학자인 미래의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 사악한 성격의 마음 백만개를 만들어내고 내키지 않으면 플러그를 뽑음으로써 그 독특한 개성을 가진 마음을 다음순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미래의 과학자는 업에 의해 윤회되고 업을 가진 마음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일종의 신God이 된건가요? 자 지금도 윤회와 과학의 결과가 정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만일 누군가 불교의 윤회와 현대과학의 성과를 동시에 신뢰한다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 저로선 이해불가능한 생각입니다. |